(부천=연합뉴스) 7일 오전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에서 열린 고 박찬준(35) 경위 영결식에서 동료 경찰관이 고별사를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. 박 경위는 지난 3일 오전 5시 20분께 부천 원미산 정상 팔각정에서 화재 현장을 조사하던 중 추락해 숨졌다.
추석 연휴 새벽 갑작스러운 사고에 자랑스러운 남편이자 아들을 잃은 유족은 눈물을 연신 훔쳤다. 동료를 떠나보내야 하는 경찰관들은 고개를 떨군 채 울음을 삼켰다.
화재 현장을 조사하다가 추락해 숨진 박찬준(35) 경위의 영결식이 7일 오전 경기남부경찰청 장(葬)으로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에서 거행됐다. 사고 당시 경사였던 그는 1계급 특진됐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.
이 날 영결식은 박 경위의 아내가 현재 임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통함을 더했다.
박 경위 아내는 곧 태어날 아기와 함께 영결식장 앞줄에서 울음을 꾹꾹 눌러 담으며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.
영결식에 참석한 경찰관 등 250여명은 헌화와 묵념을 하면서 고인의 뜻을 기렸다.
박 경위의 동료들은 위험한 출동 현장에서 언제나 앞장섰던 그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.
박 경위와 함께 지구대에서 근무한 후배 정모 순경은 "선배는 경찰로서 누구보다 헌신적이고 열정적이었다"며 "112 신고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솔선수범해 출동하고 한 치 앞도 예상되지 않는 위험한 현장으로 들어갔다"고 울먹였다.
박 경위의 동기인 김모 경사는 "신고 출동 때면 언제나 앞장서서 신고 처리를 하고 후배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고뇌하던 모습이 떠오른다"며 "우리 동기들은 항상 너를 기억하고 헌신에 감사하며 지키고자 했던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"고 애도했다.
박 경위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는 이날 50여 분간의 영결식이 종료된 뒤 경찰서를 떠났다.
동료 경찰관들은 운구 차량 이동 방향 양쪽으로 도열해 단체로 경례하면서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.
홍기현 경기남부경찰청장은 "고인은 사고 당일에도 혹여나 국민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출동해 현장을 확인했다"며 "뒤이어 도착한 동료 경찰관에게 상황을 설명하던 중 뜻하지 않은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났다"고 안타까워했다.
동료 경찰관들은 박 경위의 아내와 앞으로 태어날 아기를 위해 모금 운동도 시작했다.
부천 원미경찰서 직장협의회는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"2014년 경찰에 입문해 나라와 이웃에 헌신한 고인은 사랑하는 아내와 태아를 남긴 채 가족의 곁을 떠났다"며 "홀로된 아내와 앞으로 태어날 첫아기를 위한 모금에 참여하길 부탁드린다"고 했다.
현장에서 만난 경찰관들은 "화재 현장에 안전 장비도 없이 경찰관들을 긴급출동시켜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"면서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.